직장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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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책임자 나오라고 해(1)
새삼 느끼는 사실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숨 쉬고 있다. 다양한 모습, 성격을 가진 사람 그리고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 나는 여전히 민원담당자다. 그래. 매일 누군가에게 욕을 먹고 내가 하지도 않은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사람. 민원업무를 수년째 하면서 남들보다 멘털도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고 있지만 간혹 멘털이 쿠크다스처럼 박살 나는 날도 있다.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민원담당자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자 에피소드를 풀어본다. 왜 사람들은 맨날 높은 사람들만 찾을까? 2019년 4월 벚꽃이 흩날리는 어느 날. 나는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요청과 불만을 쏟아내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내 선에서 해결가능한 민원들이다 보니 무난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불행은 언제나..
2021.04.03 -
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그놈 욕소리(2)
아니나다를까. ‘야 이 10+8아기야.’ ‘내가 너 당장 찾아가서 죽이겠다.’ ‘멍멍이 같은 놈아’ 등등 자기 뜻대로 안되니 바로 욕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아무말도 안하고 다 들은 후에 딱 한 마디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욕하시면 곧바로 전화를 끊겠습니다.’ 뚜뚜뚜뚜뚜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전화가 왔고 당연히 그 고객이었다. 이번엔 시작부터 욕이었고, 나는 아무 감정없이 ‘욕하신 관계로 전화를 끊겠습니다.’ 뚜뚜뚜뚜뚜 놀랍게도 고객은 10차례나 바로 전화를 걸어 예외없이 욕만 퍼부어댔다. 나 역시 멘탈갑으로서 앵무새처럼 똑같은 멘트로 전화를 끊기를 반복했다. ‘절대 질 수 없다.’ 한일전 축구에 임하는 선수들의 투지가 과연 이정도였을까. 곧죽어도 일본에게는 질 수 없다는 한국인의 긍지처럼 입이 거친 ..
2021.03.29 -
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너의 그 제초제(1)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숨 쉬고 있다.다양한 모습, 성격을 가진 사람 그리고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 나는 민원담당자다.그래. 매일 누군가에게 욕을 먹고 내가 하지도 않은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사람.민원업무를 수년째 하면서 남들보다 멘탈도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고 있지만 간혹 멘털이 쿠크다스처럼 박살 나는 날도 있다. 이 시대에 매일 고생하고 있는 민원담당자(또는 그에 준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알려보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너의 그 제초제’ 3년전 올해가 끝난다는 아쉬움과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설렘이 공존하는 12월 31일.퇴근을 약 2시간 남겨놓은 오후 4시쯤이었을까.유난히 그 날은 사무실 전화벨소리도 울리지 않는..
2021.0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