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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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책임자 나오라고 해(2)
'고객님께서 찾아오신다고 하시면 저희는 막을 수 없습니다. 다만, 사고처리는 원칙에 따라 피해자과실을 정확하게(약 50% 이상) 산정하여 진행하겠습니다.’ 결정타였다. 원래 이 사고는 보험에 가입한 가게의 과실이 없기 때문에 배상책임이 성립하지 않고 보험금도 당연히 지급되지 않을 건이었다. 다만 가게 주인의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최대한 원만하게 보험금을 지급하려고 노력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상급자 연락처를 요구하고 대화를 하지 않는 민원인에게는 원칙적인 업무처리밖에 방법이 없다. 당연히 민원인은 더더욱 화를 냈고, 이제는 욕설까지 섞어가며 당장 대표님 연락처를 요구했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고 가만히 듣고 있던 나는 당장 회사로 찾아와서 얘기를 나누자고 했다. '만나서 해결합..
2021.04.06 -
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책임자 나오라고 해(1)
새삼 느끼는 사실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숨 쉬고 있다. 다양한 모습, 성격을 가진 사람 그리고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 나는 여전히 민원담당자다. 그래. 매일 누군가에게 욕을 먹고 내가 하지도 않은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사람. 민원업무를 수년째 하면서 남들보다 멘털도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고 있지만 간혹 멘털이 쿠크다스처럼 박살 나는 날도 있다. 지금도 고통받고 있을 민원담당자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자 에피소드를 풀어본다. 왜 사람들은 맨날 높은 사람들만 찾을까? 2019년 4월 벚꽃이 흩날리는 어느 날. 나는 여느때와 다르지 않게 요청과 불만을 쏟아내는 고객들의 전화를 받고 있었다. 내 선에서 해결가능한 민원들이다 보니 무난하게 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 불행은 언제나..
2021.04.03 -
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그놈 욕소리(2)
아니나다를까. ‘야 이 10+8아기야.’ ‘내가 너 당장 찾아가서 죽이겠다.’ ‘멍멍이 같은 놈아’ 등등 자기 뜻대로 안되니 바로 욕을 하기 시작했고 나는 아무말도 안하고 다 들은 후에 딱 한 마디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욕하시면 곧바로 전화를 끊겠습니다.’ 뚜뚜뚜뚜뚜 전화를 끊은 뒤 곧바로 전화가 왔고 당연히 그 고객이었다. 이번엔 시작부터 욕이었고, 나는 아무 감정없이 ‘욕하신 관계로 전화를 끊겠습니다.’ 뚜뚜뚜뚜뚜 놀랍게도 고객은 10차례나 바로 전화를 걸어 예외없이 욕만 퍼부어댔다. 나 역시 멘탈갑으로서 앵무새처럼 똑같은 멘트로 전화를 끊기를 반복했다. ‘절대 질 수 없다.’ 한일전 축구에 임하는 선수들의 투지가 과연 이정도였을까. 곧죽어도 일본에게는 질 수 없다는 한국인의 긍지처럼 입이 거친 ..
2021.03.29 -
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그놈 욕소리(1)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숨 쉬고 있다.다양한 모습, 성격을 가진 사람 그리고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 나는 여전히 민원담당자다.그래. 매일 누군가에게 욕을 먹고 내가 하지도 않은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사람.민원업무를 수년째 하면서 남들보다 멘탈도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고 있지만 간혹 멘털이 쿠크다스처럼 박살 나는 날도 있다. 이 시대에 매일 고생하고 있는 민원담당자(또는 그에 준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달래보고자 오늘도 에피소드를 풀어본다. 오늘의 주제는 ‘그놈 욕소리’이다. 때는 2020년 코로나가 창궐하여 온 세상이 어수선했던 5월 어느 날.열심히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있는 내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젊은 목소리의 남성이었다. ..
2021.03.28 -
신나는 민원에피소드 - 너의 그 제초제(1)
너무 당연한 말이지만, 우리 사회에는 너무도 많은 사람들이 숨 쉬고 있다.다양한 모습, 성격을 가진 사람 그리고 각기 다른 환경에 놓여있는 사람들. 나는 민원담당자다.그래. 매일 누군가에게 욕을 먹고 내가 하지도 않은 잘못에 대해 사과하는 사람.민원업무를 수년째 하면서 남들보다 멘탈도 강하다고 자부하며 살고 있지만 간혹 멘털이 쿠크다스처럼 박살 나는 날도 있다. 이 시대에 매일 고생하고 있는 민원담당자(또는 그에 준하는 업무를 하는 사람들)들의 애환을 조금이나마 알려보고자 연재를 시작한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너의 그 제초제’ 3년전 올해가 끝난다는 아쉬움과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설렘이 공존하는 12월 31일.퇴근을 약 2시간 남겨놓은 오후 4시쯤이었을까.유난히 그 날은 사무실 전화벨소리도 울리지 않는..
2021.03.27 -
보알남의 쉬운 보험강의 - 서명하면 끝이야....(직접 담보를 확인하기!)
안녕하신가요? 보알남과 함께 하는 보험알기! 그 첫 번째 주제는 바로 ‘서명하는 순간부터 내 잘못!’입니다. 한 가지 사례를 가지고 썰을 풀어보도록 하죠. 사회초년생인 알남이는 보험설계사인 어머니 친구분(이하 설계사)에게 암보험 가입을 권유받았습니다. 마침 암보험이 필요했던 알남이는 설계사를 만나 대략적인 설명을 들은 뒤 기분 좋게 청약서, 상품설명서 등 가입서류에 자필로 서명했죠. 모든 암을 보장해준다는 설계사의 말에 매월 10만원을 보험료로 꼬박 납부했습니다. 2년쯤 지났을까요? 알남이는 갑상선에 문제가 생겨 병원을 찾았다가 갑상선암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았습니다. 다행히 완치에 가깝게 호전되었고 알남이는 2년 전에 가입해둔 암보험이 떠올라 보험회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습니다. 그런데 알남이는 보험회사의..
2021.03.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