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야구 참사 리뷰(2) - 참사보다 선수들의 경각심이 더 중요하다!

2021. 8. 8. 19:42스포츠/무적 LG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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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러분.
야구를, LG트윈스를 사랑하는 보알남입니다.
지난 글에 이어 오늘은 도쿄올림픽 야구 참사 그 이후에 대해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우리나라 야구대표팀은 역대급 쇼크를 보여주며 올림픽 '노'메달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국내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이미 지난 일이기에 비난을 계속해서 하는 것도 문제가 있겠죠?
화는 나지만 선수들이 일부러 지려고 태업한 것은 아니라고 믿고 잊어야겠습니다.

그런데 정말 중요한 문제는 이제부터입니다.
당장 일요일, 월요일을 쉬고 나면 8월 10일부터 KBO리그 후반기가 시작됩니다.
도쿄에 다녀온 선수들은 후반기 첫 3연전에서는 아마 휴식을 더 부여받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여하튼 이 선수들도 올 시즌 그리고 앞으로 계속해서 국내 야구팬들 앞에서 경기를 치러야 합니다.

이번 참사는 베이징올림픽 신화를 재현하고자 김경문 감독을 선임한 것이 그 시작이었는데요.
저는 여기서부터 잘못되었다고 처음부터 생각했습니다.
베이징올림픽은 13년 전 일입니다.
당시 김경문 감독의 뚝심과 믿음의 야구는 정말 인상 깊었고, 이후 두산베어스와 NC다이노스에서 보여준 리더십은 칭찬받을만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믿음이 고집이 되고, 변명이 늘어가는 모습이 보이다 보니 결국 NC다이노스와 결별 후 야인으로 돌아갔죠.

그런 김경문 감독을 단 반년만에 국가대표 감독으로 선임한 것부터 잘못입니다.
물론 과거 영광의 순간이 있었기에 그 환상을 재현하고자 했을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올림픽 우승 이후에는 리더십은 칭찬받을만했으나 괄목할만한 성적은 실상 낸 적이 없었습니다.
항상 똑같은 야구였다는 것이죠.
본인 야구의 문제가 무엇인지 시간을 두고 고민할 수 있어야 하는데, 반년도 지나지 않아 국가대표팀 감독에 앉았으니 하던대로의 야구를 할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게다가 프로팀은 본인의 뜻대로 했다가 성적이 안 좋으면 책임을 지고 나가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국가대표팀 감독은 사명감부터 프로팀과는 다르고, 전 국민의 관심이 쏠리는 자리인데 여러 대안들이 있었음에도 십여 년 전의 환상에서 못 벗어나서 재선임한다는 것은 기술위원회가 단단히 잘못한 결정이었습니다.


다음 문제는 선수 선발이었습니다.
황재균 선수를 뽑아서 2루에 쓰질 않나 쓰임새가 적은 최주환 선수를 선발하는 등 이해하기 어려운 판단을 감독이 한 것이죠.
NC다이노스의 박민우 선수가 방역수칙 위반으로 국가대표 자리를 반납했을 때 모든 야구팬들은 한화이글스의 정은원 선수가 대체선수로 뽑히지 않을까 예상했는데, 웬걸 롯데자이언츠의 우완투수 김진욱 선수를 뽑았습니다.

김진욱 선수가 국가대표에 어울리지 않다는 말이 전혀 아닙니다.
어리고 전도유망한 투수이기에 대표팀에 뽑혀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문제는 국내 탑 2루수가 빠진 자리에 바로 다음 티어인 정은원 선수를 뽑지 않은 비상식적인 판단이었습니다.
과연 이 사람이 국가대표팀 감독이 맞는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불펜의 핵이 되어줄 키움히어로즈의 사이드암 한현희 선수까지 방역수칙 위반으로 대표팀을 하차하였는데, 이 자리에 한화이글스 강재민 선수가 대체선수로 발탁되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합니다.
감독 입장에서는 주전으로 박고 쓰려고 뽑은 선수들이 탕아짓으로 쓸 수 없게 되어 정신적으로 흔들렸을 순 있으나 냉정하게 부족한 포지션을 채웠어야 정상적인 감독인 것입니다.
비상식적인 선수 선발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감독이 책임을 지는 것이겠죠.

이렇게 본 게임 시작 전부터 선수들과 감독의 잘못된 판단이 있었고, 결국 올림픽 '노'메달이라는 값진 수확을 거두었습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병역혜택을 받지 못한 선수들은 이번 시즌이 끝나면 내년 아시안게임까지 기다릴 것인지 아니면 바로 상무에 지원할 것인지 일생일대의 결정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내년 아시안게임에서 과연 우리나라 야구팬들이 절대적인 응원을 보내줄까요?
당장 리그 후반기 일정이 시작되면 야구팬들도 각자의 팀을 응원하며 정신없이 지내다 보면 도쿄올림픽 참사를 잊을 순 있겠지요.
하지만 내년 초부터 아시안게임 준비를 위한 새로운 감독을 선임(감독 유임은 말도 안 됩니다.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합니다.)하고 선수를 선발하게 되면 잠잠했던 비난 여론이 다시 한번 수면 위로 올라올 것입니다.
이런 비난 여론이 다시 생기지 않도록 하려면 다가오는 후반기 경기에서는 선수들이 자신의 몸값에 맞는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은 당연지사이고, 팬들에 대한 팬서비스(싸인, 인사 등)도 신경을 많이 써야 합니다.

이미 벌어진 참사를 숨기지 못한다면 시원하게 인정을 하고 각 소속팀에서 야구선수로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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